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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상원조 25년> ③ODA 전문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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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어프렌즈 작성일16-05-11 12:07 조회2,97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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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한국 국제개발협력(ODA)에서 원조 분절화(分節化)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손혁상(54) 경희대 공공대학원 원장은 한국국제개발협력학회 회장이다. 현재 국무조정실 국제개발협력실무위원회 민간위원, 유엔인권정책센터 정책전문위원,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정책홍보위원, 한국국제협력단(KOICA) 정책자문위원, 한국국제개발협력시민사회포럼(KoFID) 운영위원,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경력만 봐도 'ODA 전문가'임을 알 수 있다.

손 원장은 3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무상원조 25년사에서 가장 해결할 문제로 '분절화'를 꼽았다. 이는 단일화된 창구 없이 부처·기관마다 펼치는 개발도상국 원조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운영해 성과를 극대화하느냐이다.

     

한 나라에서 여러 기관이 협의 없이 비슷한 사업을 각기 추진해 원조 효과는 줄어들고 혼란만 일으키는 폐해와 비효율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한국은 정부 무상원조 전담기관인 KOICA 외에도 수십 개 부처와 기관에서 ODA를 시행한다. 대부분이 재외공관이나 수원국의 총괄기관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ODA를 추진해 현지 정부가 우리에게 협의 채널을 일원화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의 동료 평가, ODA 질적 평가 등 국제원조 평가에서도 이 때문에 낮은 수준의 점수를 받는 형편이다.

손 원장은 "분절화는 다원화나 세분화와 달리 정책의 효율성이나 효과성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부처마다 진행해 사업 예산이 분산되기에 무상원조 수행기관의 조정과 협력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분산된 정책 결정과 집행 체계 때문에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필연적으로 중복 사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분절화 극복을 위한 ODA 추진체계의 변화와 단기적·현실적으로 조정 권한의 강화 및 조정 수단의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제시한다.

무상원조의 경우 외교부 차관이 주재하는 '무상원조기관협의회'가 실질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동시에 무상원조를 실행하는 부처와 기관끼리 정책을 조정하고 장기계획을 수립하는 기능과 부처 간 정책기획 및 집행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정부 거버넌스 상위 수준에 초점을 맞춰 독립 행정위원회 수준으로 '국제개발협력위원회'를 확대 전환해야 합니다. 또 집행기관인 KOICA,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산하기관으로 편입해 개별 부처의 예산 및 정책은 위원회의 심의 조정을 거치도록 법 조항으로 명문화하는 것입니다. 다른 대안으로는 부처 수준의 통합에 초점을 두는 방안으로 '개발협력부'나 국무총리실 산하 '개발협력처'를 신설해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방법도 검토할 만합니다."

손 교수는 정부가 올해 KOICA를 기타공공기관에서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한 것도 ODA의 순기능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매년 준정부기관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와 평가를 하고, 그 순위를 발표한다. KOICA처럼 중·장기 계획을 세워 ODA를 추진하는 기관의 평점이 좋을 리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견해다.

"기관 평가에서 꼴찌를 하면 기관장에게 경고를 줍니다. 성과를 단번에 올릴 수 있는 단기 프로젝트 사업에 치우칠 수밖에 없겠죠. 가령 보건소 및 학교 등을 세우는 눈에 띄는 건설 사업 등일 겁니다. 인력과 예산 규모로 보면 KOICA가 덩치가 큰 기관이지만 오랫동안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던 것은 바로 그런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벌써 기재부와 외교부의 갈등이 표출된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한국 ODA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 비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2011년 부산개발원조총회 이후 ODA 규범 형성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사업 발굴, 기획, 집행, 평가 면에서 상당한 질적 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지금까지의 성과를 발판으로 이제는 '인류 공영에 기여하는 중견국 실현'이라는 외교 전략과 원조 정책 간 정합성을 높여 외교적 목표 구현에 국제개발협력 의제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ODA가 국민의 세금으로 집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도주의적 가치의 실현이라는 본래 가치를 준수하면서도 외교 전략과 무상원조 정책 실행 간 정합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매력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중견국 외교와 연계된 무상원조 정책 수립과 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올해 초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한국 ODA 4대 정책을 ▲소녀 ▲안전 ▲정보통신기술(ICT) ▲과학기술을 주제로 결정했다. 이들 기조도 전반적인 대외 전략과 일관성을 확보하는 정책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2014년 우리나라의 ODA 예산은 유·무상을 합쳐 1조9천억 원대에 이른다. 이는 국민총소득(GNI) 0.13%에 해당한다. 정부는 최근 2차 국제개발협력 기본계획에서 2020년까지 GNI 대비 ODA 규모를 0.2%, 2030년 0.3%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 달성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OECD DAC 회원국의 GNI 대비 ODA 평균이 0.3% 수준이죠. 우리는 국제사회에 2015년 GNI 대비 0.25%를 달성하겠다고 여러 번 천명했습니다. 한국 경제에서 개도국과의 무역과 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수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국민의 ODA 인식 제고도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한다.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개도국에 ODA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사 결과가 올해 나오긴 했지만 아직도 30.6%가 '중립'을 택했고, 5.8%가 '반대하는 편이다'라거나 '반대한다'고 응답했기 때문에 더 국민의 공감을 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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